ㆍ작성자 | 관리자 | ㆍ구분 | 유머와 쉼터 |
ㆍ작성일 | 2021-07-16 (금) 14:07 | ㆍ조회 | 645 |
천하무적 겐뻬이 겐뻬이라는 일본식 당구 용어가 있다. 요즘은 일본식 당구 용어를 전부 우리말로 바꾸어 쓰고 있지만 아직도 당구를 처음 배울 때 사용했던 용어가 익숙해서 그대로 툭툭 나올 때가 많다. 그러니까 겐뻬이는 2 대 2 편먹기 당구 경기를 말한다. 대학 2학년 때 처음 당구를 접한 뒤로 각고의 노력 끝에 소 두 마리를 팔아야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4구 200을 칠 수 있게 되었다. 대학원에 같이 진학한 동과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4구 기준 80 정도의 초보 수준이었다. 히끼(백스핀), 오시(밀어치기) 같은 기술 볼은 아예 못치고 쓰리쿠션도 길을 가르쳐 줘야 겨우 맞추는 정도였다. 대학원 수업은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친구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당구장 출입을 종종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점심 먹고 학교 근처 당구장에 가면 거의 게임비 내기를 하자고 오퍼가 들어온다. 물론 전혀 모르는 친구들이다. 3판 양승으로 경기가 진행되는데 보통 상대팀 두 명의 실력이 150 아니면 200이다. 우리는 두 명 합이 280이다. 내가 200이고 친구가 80. 상대팀은 합쳐서 300에서 400. 각각의 수치만큼 다 치면 끝내기 쿠션을 치는데 보통 쿠션 두 개와 가락구(빈 쿠션) 한 개로 정한다. 대학원 2년간 친구와 콤비로 수십 번을 쳤는데 아마도 승률이 90% 이상이었다. 거의 진 기억이 없다. 페어 경기에서는 사실 비슷한 실력의 조합을 가진 팀이 무조건 유리하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우리 팀이 불리한데. 그런데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 이유는 일단 4구 실력에 비해 내가 쓰리쿠션을 좀 더 잘 치기도 했지만. 특히 넣어 치기와 걸어 치기는 나의 주특기였다. 결정적인 승리 요인은 내 친구가 비록 실력이 80 수준이기는 하지만 거의 실수가 없다는 것. 겐뻬이에서는 같은 팀끼리 코치를 할 수가 있는데 친구가 쓰리쿠션도 길을 가르쳐주면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 등등이 작용해서 내기 당구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씩 당구를 즐기기는 하지만 그 당시 천하무적 콤비 시절이 아련히 그립기도 하다. 거의 사기 콤비 팀이었는데! [출처] Stay hungry, stay foolish!|작성자 어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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