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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에 대한 상식

ㆍ작성자 관리자 ㆍ구분 선박에 대한 상식
ㆍ작성일 2003-05-22 (목) 04:05 ㆍ조회 134
독도빠진 한반도기

독도 빠진 '한반도기'

일본 동경에서 약 1740km 거리의 태평양 끝자락에 산호초로 만들어진 오키노토리시마(沖ノ鳥島) 라는 섬이 있다. 말이 섬이지 만조시 불과 높이 70㎝, 직경 5미터가 드러나는 암초에 불과한 무인도이다. 일본은 이 암초에 1988년부터 3년간 무려 3천여억원을 들여 철구조물로 둘러싸고 콘크리트를 부어 암초가 파도에 깍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강공사를 했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배타적 경제 수역(EEZ)를 선포했다. 암초에 불과한 돌섬 하나를 기준으로 200해리를 적용하여 얻은 배타적 경 제수역이 무려 43만㎢나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일본은 이 암초주변을 매립하여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도 만들어 해양리조트를 건설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중국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중국은 양자강 입구 삼각주 해안에서 69해리에 위치한 무인암석 해초 (海礁 혹은 童島)를 기점으로 EEZ를 선포했다.

당연히 이들의 선포는 암초나 인공물이 아닌 섬으로 민간이 거주하고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EEZ를 가질 수 있다는 유엔해양법 협약과도 동떨어진 결정이다.

이에 비해 독도는 어느 모로 보나 유인도 임에도 정부의 철저한 외면과 방치속에 EEZ 선포는 물론 자국의 영토로써 제대로 된 권리행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즈음 부산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보여준 동시입장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입장식때 사용한 한반도기에 울릉도는 물론 독도가 빠져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서포터스에 배포된 한반도기는 독도 표시가 수정액으로 지워져 있어 의도적으로 일본을 의식해 삭제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독도영유권'주장과 '동해'표기 문제로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가 악화되어 있는 시기에 돌출된 사건이라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초 부산시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울릉도와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를 제작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이를 삭제하고서 다시 제작했다는 것이다.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가 남북한 합의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민단체로 구성된 아리랑응원단은 독도가 새겨진 깃발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안대책반에서 신경을 곤두세웠다니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독도가 들어가면 무슨 불온문서 쯤으로 생각하는 지 정부당국의 의중을 도저히 헤아릴 길이 없다. 굳이 실정법으로 따진다면 인공기가 이 땅에서 휘날리게 문제지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문제일 수는 없다. 본말이 전도돼도 한참 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관련당국의 변명대로라면 북한도 이를 이행해야 할 일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북한선수들이나 응원단이 사용하고 있는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뚜렷이 표시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이미 지난해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민족통일대토론회에서 대회기로 사용한 한반도기나 지난 9월 남북통일축구경기때 북한 선수단이 들고 온 한반도기에도 독도는 뚜렷이 표기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독도문제만 나오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며 강변하지만 돌아서면 일본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 사이에 일본은 야금야금 우리영토를 침범하며 독도영유권 주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번 '동해'표기 문제가 일본의 의도대로 원점으로 회귀된 사실을 이를 말해준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암초를 유인도로 강변하며 EEZ의 기점으로 삼아 영토화하는 게 온당한 일인 지 우리처럼 독도를 스스로 무인도로 격하해 방치하는 게 올바른 외교인지 해답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한반도기의 독도 삭제문제에서 드러났듯이 우리 정부가 독도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영토보존은 강한 국력과 적극적이고 당당한 외교력이 수반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달렸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인천일보 2002.10.3  조 창 용(칼럼니스트/인천사회정책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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